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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이유

세계에서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 영어에 목을 매는 나라도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별 효과가 없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보통 6년에서 12년 이상씩 대부분 영어와 인연을 맺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왜 우리는 영어를 남들처럼 하지 못할까? 그다지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고 노력을 하지 않는것도 아니고 무엇이 우리를 영어로부터 그다지 힘들게 하는 것일까? 한번쯤 냉정하게 우리의 영어실력의 한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첫째, 언어는 문화속에서 만들어진 도구이며 문화를 만들어 가는 연장이다. 대부분 다른 문화마다 다른 언어가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문화를 잘 알지 못하며 잘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나라의 문화를 알지 못하고 언어를 알려고 한다는 것은 죽은 교육이다. 그래서 미국에 오래 살았던 사람들중에 전혀 미국문화를 접하지 않고 살아가는 분들을 만나보면 영어에서 부터 큰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서 미국 프로야구나 농구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는 미국 스포츠에 관해 얼마나 이야기를 풀어 나갈 수 있을까? 미국의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들의 정서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둘째, 언어는 우리의 사고를 표현하는 절대적 수단이다. 우리의 사고력은 언어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큰 역할을 한다. 그냥 암기식으로 외운 문장이 막상 필요로 할때 입에서만 맴 돌뿐이지 혀 밖으로 빠저 나오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사물을 보고 다양한 생각을 하지만 사고능력에 따라 표현되어지는 언어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당신은 오늘 아침에 무엇을 드셨습니까?'라는 질문을 영어로 할때 '아침'이라는 영어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으면 우리는 바로 당황하고 입을 다물어 버리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보통 '아침'이라는 단어를 포기하고도 10가지 이상의 형태로 질문을 하여 상대방의 아침식사 내용을 알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언어는 우리의 사고능력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된다고 보여진다.

셋째, 언어는 살아있는 삶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언어는 학문이기 전에 매일 살아가는 일상생활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얼마나 지혜롭게 살고 있으며 우리의 삶을 어떤 언어로든지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한국의 문화는 숨겨지고 감추는 음질의 문화이다. 참고 이해하고 양보하는 미덕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문화이기 때문에 잘 나타나고 보여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자기의 생각과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훈련이 잘 되어왔다고 보기 힘들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좀 더 알차게 표현되도록 노력 해 볼 필요가 있다.

넷째, 언어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타협하는 최고의 도구이다. 그러나 우리문화 속의 언어는 교류하는 문화가 아니다. 대부분 일방적으로 한쪽에서 의견을 전달하거나 통보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지기때문에 쌍방통행이 어렵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자기 주장만 이야기하기 마련이고 상대방의 얘기를 들으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상대방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그 뜻을 깊이있게 이해하기 힘들며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자기의 뜻을 전달하는 것이 힘들어지게 마련이다. 국제적인 회견이나 토론장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기 입장을 제대로 관철시키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같은 맥락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좀 더 다른 사람과 나누고 함께 하는 문화로 바꾸어질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한국어와 영어는 표현방법이 전혀 다르다. 우리는 흔히 한국식 영어표현을 '콩글리쉬'라고 한다. 영어로서 이해하고 영어로서 표현되어야 하는 것들을 우리식으로 이해하고 우리식으로 표현하기때문이다. 모든 법칙은 원리와 이치를 이해하면 훨씬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영어의 표현 자체를 이해하면 사실 숙어나 관용구를 절대로 외울 필요가 없다. 가끔 우리는 주변에서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생활 속에서 영어를 터득하신 분들을 접할 수 있다. 그들은 절대로 한국어로 이해하고 영어로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훨씬 더 영어를 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어의 표현을 그들의 정서로 이해하고 그들의 정서로 표현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섯째, 영어는 자신감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문화의 유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영어를 배우고 사용하면서 얼마나 망설이고 주저했는지 모른다. '틀리면 어떻게 하나', '상대방이 못 알아들으면 어떻게 하나', '그 다음에는 뭐라고 말하지' 등의 우물쭈물함이 얼마나 우리를 힘들게 괴롭혔는가? 미국의 문화는 언어의 어눌함에 창피하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문화이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창피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더 창피할 수 있는 문화이다. 항상 당당하고 떳떳한 자세에서 영어는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언어는 보고 느끼고 깨달으면서 표현되어진다. 우리가 어렸을 때 방학동안의 일기를 써야 할때마다 공통적으로 느낀 것이 하나있다. '오늘은 아침에 8시에 일어났다.', '친구하고 수영장에 갔다.', '아빠가 수박을 사오셨다.' 등의 사실만을 적는 우리의 모습을 항상 발견하곤 했다. 우리는 언어를 문장으로 표현할 때 본것만 정리를 할 뿐이지 자기가 느끼고 깨달은 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언어는 우리에게 우리의 생활 속에서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지만 우리는 사실 그런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우리는 오늘도 미국에 살면서 영어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는 있지만 우리의 영어가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는지 느끼고 깨닫지 못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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